좋은글

♣ 무엇이 먼저인가/좋은 생각 ♣

마하카사파 2011. 7. 22. 20:24

♣ 무엇이 먼저인가/좋은 생각 ♣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랜서 기자인
케빈 카터는 1993년, 오랜 내전으로
기아가 극심했던 아프리카의 수단에서
허기져 쓰러져 있는 어린이를 촬영했다.
앙상한 뼈만 남은 채 일어날 힘도 없어
땅바닥에 몸을 엎드린 흑인 어린이,
그 옆에는 굶주린 독수리가 어린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해 《뉴욕타임스》를 통해 커터가 찍은
<수단의 굶주린 소녀>사진은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수단 문제에 대한
국제 여론을 환기시켰다.
그러나 얼마 안 돼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허기진 어린이를 구하지 않고 어떻게
촬영을 생각부터 했냐는 거센
항의를 받아야 했다.
그 사진은 1994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사람들은 카터를 향해
"인간성 대신 賞(상)을 택했다"는
비난을 퍼부었다.
심지어 퓰리처상은 윤리나 인간성과는
무관한 것이냐는 질책까지 무성했다.
카터는 그 사진을 찍은 직후 독수리를
쫓아내 소녀를 구했다.
당시 카터와 함께 취재 여행에 동행했던
동료 실바는 그가 소녀를 구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흐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노한 사람들에게 실바의
말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고 카터는
괴로워하다가 3개월 뒤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서른 셋의 젊은 나이였다.
그 뒤 그의 자동차에서 이런 글이 발견됐다.
"어린아이에게 물을 주어야 할 것인가,
사진을 먼저 찍어야 할것인가?"
남아공의 정치 항쟁과 탄압, 폭력의
최전선에서 몸을 던지며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려고 노력한 기자, 카터.
그의 질문처럼 과연 어떤 행동이
먼저여야 했을까?
카터는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아프리카
수단의 끔직한 상황을 전 세계에 알렸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