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바람소리

책소개 2011. 8. 29. 18:44


물소리 바람소리
법정스님지음
출판사 : 샘터
406페이지/8,500원


열반하신 법정큰스님의 책.


모든 것은 지나간다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두가 한때일뿐... 그 한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삶의 빛깔이요 무게다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 앞표지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기울여보라.
그것은 우주의 맥박이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고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갈 곳이 어디인가를
소리 없는 소리로 깨우쳐줄 것이다.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열린 푸른 하늘도 한번쯤 쳐다보라.
산마루에 걸린 구름, 숲속에 서린 안개에 눈을 줘보라.
그리고 시냇가에 가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보라.
차고 부드러운 그 흐름을 통해 더덕더덕 끼어 있는
먼지와 번뇌와 망상도 함께 말끔히 씻겨질 것이다.
물소리에 귀를 모을 일이다.


침묵의 지혜를 감성의 언어로 빚어내는 이 시대의 구도자.
법정 스님은 우리에게 진정한 사유의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몇 번이고 읽고 싶고, 만나고 싶어지는
삶을 바꾸고, 사람을 바꾸고, 미래를 바꿀 감동의 언어.
잘 자란 나무처럼 곧고 맑은 스님의 정신을 만난다.
- 뒷표지


-목차-
.개정판을 내며...6
.바람결에 실려 보낸 풋풋한 이야기...8
-숲 속의 이야기
마음의 메아리 17
이승에서 저승으로 22
새벽길에서 27 홀로 있고 싶네 32
초가을 山頂에서 37 양생법 42
침묵에 기대다 47 봄의 이변 52
유배지에서 57 우물을 쳐야겠네 63
풍요로운 감옥 69 지혜와 사랑과 인내로 74
선의 정신 79 10년을 돌아보며 85
통일은 누가 시켜주나 90 삶의 뿌리를 내려다볼 때 95
수첩을 펼치면서 100 아직도 허세와 과시인가 106
어떤 죽음 앞에 111 운림산방에서 117
너무들 먹어댄다 123 경주 이야기 129
국토를 아끼고 사랑하자 135 숲 속의 이야기 142
요즘의 희한한 문화 148

-작은 것이 아름답다
禮와 非禮 157 제사와 재 161
작은 것이 아름답다 165 운문사의 자매들에게 169
사람의 자리를 지켜라 173 불가의 예절 179
그대 자신이 더위가 되라 186 취봉 노스님 191
불계를 누가 고친단 말인가 197 별을 바라보면서 201
변하지 않는 모습 205 길 떠나기가 두렵네 209
공동생활의 질서 213 적은 것으로 만족하라 217
낙숫물이 돌을 뚫는다 222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227
자비심이 곧 여래 233 戒行은 자기 질서 238
무심히 피고 지다 243 나는 몇 점짜리 불자인고 248
시물을 무서워하라 254 말은 적을수록 좋다 260
어리석은 무리를 멀리하라 266
불사에는 함정이 있다 272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278
종교적인 체험이 아쉽다 284

-물소리 바람소리
말없는 관찰 293
사유의 뜰이 아쉽다 298 농사철에 생각한다 303
검열이 없는 사회 308 우리 풍물을 지키라 313
채우는 일과 비우는 일 318 물소리 바람소리 323
겨울은 침묵을 익히는 계절 328 자식을 위한 기도 334
당신은 무엇이 되고 싶은가 340 스승과 제자 346
당신의 눈을 사랑하라 351 너무 조금히 서둔다 356
우리가 차지할 땅 362 분단 40년의 잠을 깨라 367
자연의 신음소리 372 해마다 오는 5월 377
1등생의 가출 381 감추는 말과 흐르는 물 386
삶은 대결이 아니라 화해다 391
밤하늘 아래서 397
갈림길에서 402


-책속으로-
너무 많이 만들어내고 너무 많이 소비하고 너무 많이 내다버리고 너무 많이 움직이는 것이 현재의 서구식 문명. 이런 위기와 폐해를 딛고 서려면 될 수 있는 한 적게 만들어내고, 적게 소비하고, 적게 버리고, 적게 움직이자는 말이다. (서문 중에서)

요즘은 왜 글을 쓰지 않느냐는 물음을 이따금 아는 사람들로부터 받을 때가 있습니다. 시끄러운 세상에 시끄러움을 더 보태는 일 같아서 좀 쉬노라고 대답을 합니다. 다른 표현을 쓰자면 되풀이되는 인습과 일상적인 타성에서 벗어나고 싶어 쉬는 것입니다.

인습과 타성에 찌들면 사람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뻔뻔스러워지고 무디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은 한낱 티끌이나 소음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물소리 바람소리' 중에서)

사람은 홀로 태어났다가 홀로 죽는다. 다른 일이라면 남에게 대행시킬 수도 있지만, 나고 죽는 일만은 그럴 수가 없다. 오로지 혼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니 우리가 저마다 자기 몫의 삶에 그만큼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자기 존재의 빛깔과 무게를 혼자서 감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승에서 저승으로' 중에서)
우리 시대는 정말 희한하고 요상하고 별난 시대인 것 같다. 사람이 제 분수를 알고 저마다 설자리에 서야 할 텐데 그 분스를 모르고 자꾸만 남의 자리를 가로채려고 한다. 가구나 물건도 그런 사람들이 사는 집에서는 놓일 자리를 잃고 엉뚱한 곳에 놓여있다. 일반 서민들의 경우야 상식권에서 살기를 좋아하지만, 좀 배우고 가졌다는 사람들은 자꾸만 그 상식을 이탈하려고 한다. 달구지의 바퀴는 수레에 붙어 굴러야 제 기능을 하는 것인데, 그걸 뜯어다 실내장식용으로 벽에 걸어놓고 지내는 집이 더러 있다. 운수업자로서 바퀴를 존경하는 뜻에서도 아닐 테고, 집이 굴러가라고 붙여놓은 것도 아니겠지만 어설프기 짝이 없다. 물론 제멋에 겨워하는 일이라 탓할 일이 아닌 줄 알지만, 상식을 벗어난 이런 발상이 상식 밖의 인간사에 미칠 때 그게 두렵다는 말이다. 소 여물통이나 방아의 확이 기름 걸레에 닦여 으리으리한 응접실에 모셔진 것도 정상을 이탈한 일이다. 희한하고 요상하고 별난 사람들은 이를 보면서 좋아하겠지만, 그 여물통이나 확들은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152
민속박물관도 아닌 개인의 주택에서 이런 걸 볼 때 그 주인의 불안정한 정서를 엿보는 것 같기도 하다. 서양 사람들은 우리 문물이나 생활 감정을 속속들이 모르기 때문에 그걸 엉뚱한 자리에 두고 쓸 수도 있겠지만, 제 나라의 문물을 호흡하고 사는 우리조차 그런 얼치기를 닮아야 할 것인가. 아무리 국제화 시대라고는 하지만. 심지어 문짝을 벽이 아닌 천장에 붙여두고 보는 기상천외의 실내장식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문짝을 천장에 붙이다니, 한마디로 웃기는 세상이 아닐 수 없다. 문짝이 이런 인간들을 내려다보며 뭐라고 할 것인지도 기상천외한 생각으로 상상해봄 직하지 않은가. 이건 숫제 한국판 샤갈의 출현을 기대해볼 만도 하다. 이러다가는 변기인 요강이 언젠가는 세수대야나 밥그릇으로 둔갑을 할지 누가 알 수 있는가. 문화가 한 시대의 호흡이요 그 표현이라면, 우리 시대는 정말이지 희한과 요상의 시대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은 제 분수대로 설자리에 서야 하고 물건은 마땅히 그 놓일 자리에 놓여야 한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해야 하고, 언론은 언론인의 손으로 지켜지고, 학업은 학생들이 탐구해야 하며, 휴전선은 군인들에 의해 지켜져야 한다. 152~153
새 헌법에는 이런 것이 보장 되었으면 좋겠다. 153
욕심이 많은 사람은 이익을 구함이 많기 때문에 고뇌도 많다. 그러나 욕심이 적은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근심 걱정도 적다. 또 욕심을 없애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안해서 아무 걱정이나 두려움이 없고, 하는 일에 여우가 있어 각박하지 않다. 그래서 마침내는 고뇌가 말끔히 사라진 해탈의 경지에 들게 되니 이것을 가리켜 소욕少欲이라 한다.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먼저 만족할 줄을 알아야 한다. 넉넉함을 아는 것은 부유하고 즐거우며 안온하다. 그런 사람은 비록 맨땅 위에 누워 있을지라도 편안하고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설사 천상에 있을지라도 그 뜻에 흡족하지 않을 것이다.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유한 것 같지만 사실은 가난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가난한 것 같지만 사실은 부유하다. 이것을 가리켜 지족知足이라 한다.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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