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왜사는가1
왜 사는가 1
- 사막에서 10년쨰 절을 짓고 있는 '일하는 스님' 무량
무량스님 수행기
출판사 : 열림원
224페이지/9,500원
사막에서 포클레인을 손수 운전하면서 자기 힘으로 10년째 절을 짓고 있는 무량. 환경을 생각하고 평화를 지향하는 수행공간을 만들기 위해, 전기선도 상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외딴 사막에서 오늘도 그는 땀 흘리며 '오직 할 뿐'이다. 살아있는 지혜를 구하고자 먼 길을 걸어 온 그는 이제 열린 마음을 함께 나눌 공동체의 터전을 닦고 있다. 그에게는 집 짓는 일이 수행하는 과정인 것이다.
- 앞표지
-책속으로-
나는 숭산 스님에게 나의 상태를 말씀드렸다.
"스님, 저는 만행을 했지만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만행은 하지 않을 테냐?"
"민행이 좋기는 한데 제 방향을 못 찾겠습니다. 매일 밤 지도를 보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거든요."
"너는 네 방향을 찾으려고 한다. 그게 문제다."
내 문제는 바로 그것이었다. 원래 만행은 만 가지 행동을 말하는 것으로, 여름과 겨울의 악천후 때 선방에서 3개월씩 결제를 하면서 자신의 중심을 잡는 공부를 한 후 세상에 나가 실제로 행동을 하고 고생을 해보는 것이다. 만행은 내 자신 속에 있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외부의 세계를 빌려 보는 것일 뿐인데, 외부의 물리적인 방향에 집착하니 혼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 었다.
눈앞에 보이는 길을 잃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길을 잃지 않고 바로잡는 게 중요한 것이었다.
법문 중에 흥미롭게도 실존주의 철학의 세가지 명제가 나왔다. 가슴이 뛰었다. "인간은 아무런 의미도, 이유도, 선택도 없습니다." 그렇다. 나도 알고 체험한 사실이다. 그러면 당신은 여기서 무엇을 더 얘기할 것인가? "그러나 나는, 나의, 나를(I, my, me), 이것들을 버리면 엄청난 의미와 이유와 선택을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아아. 맞는 말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내가 지금 여기에 있는 의미와 이유와 선택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생각을 끊으면 됩니다. 무엇이든 할 때 오직 그것만 하십시오. 쉴 때 쉴 뿐, 일할 때 일할 뿐, 먹을 때 먹을 뿐, '오직 할 뿐(Only Do)' 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하면 됩니다." 91
그대들 중 누군가는 내게 말로는 아니지만 이렇게 말했다.
'이방인이여, 그대 이방인이여, 가 닿을 수 없는 높은 곳을 사랑하는 이여. 그대는 왜 독수리들이나 둥지를 트는 산꼭대기에 머무는가. 그대는 왜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을 추구하는가. 어떤 폭풍을 그대 그물 속에 붙잡으려 하는가. 어떤 환상의 새를 허공에서 잡으려 하는가. 오라, 그리하여 우리와 하나가 되자. 내려와서 우리의 빵으로 그대 배고픔을 채우고, 우리의 포도주로 그대의 목마름을 적시라.'
영혼의 고독 속에서 그들은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고독이 조금만 깊었더라면 알았을 것을. 내가 다른 무엇이 아니라 그대들의 기쁨과 그대들의 고통의 비밀을 찾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다만 허공을 걷는 그대들의 더 큰 자아를 사냥하고 있었음을. 65
어느 날 아침, 중국의 동산 스님이 삼베의 무게를 달고 있었다. 저울이 딱 서 근을 가리켰다. 그는 그 순간 어떤 생각도 관념도 없었다. 그의 마음은 우주처럼, 거울처럼 맑고 삼베 서 근이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 때 어떤 스님이 그에게 와서 물었다.
"스님, 부처가 무엇입니까?" "삼베 서 근이다." 그 말에 스님은 즉시 깨달음을 얻었다. 깨달은 마음은 붉은 것이 오면 붉은 것을 비추고 흰 것이 오면 흰 것을 비추는 것이며, 그것이 부처이기 때문이다. 동산 스님에게 그순간 진리는 '삼베 서 근' 이었다. 151
"비파사나 명상과 참선, 티베트 불교 수행의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
제자들이 숭산 스님께 질문하면 스님은 항상 이렇게 대답하셨다.
"밥 먹을 때 일본에서는 젓가락으로 먹는다. 한국에서는 숟가락도 함께 쓴다. 서양에서는 나이프와 포크를 쓴다. 인도에서는 손으로 밥을 먹는다. 방법은 모두 다르며, 도구도 다 다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배가 부르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종류의 수행을 선택하든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왜 수행을 하느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수행하고 명상한다.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물질적인 것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인간관계를 얻기 위해 계속 염불을 외우고 명상이나 기도를 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나쁘지 않다. 그러나 참수행의 목적은 수행을 통해 내 안으로 깊이 들어가 자신의 본성품을 발견하고 중생을 돕는 것이다. 진정한 공부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것이다." 157
-목차-
책머리에 ㅣ 성스러운 독수리 터에서
내가 만난 삶과 죽음
한국의 태고사로 가는 길
어머니와 헤어진 날
끊을 수 없는 부자지간
여동생 엘리사가 선택한 인생
어렸을 적 동네 풍경
외할아버지의 사과 농장
기숙사로의 가출
소년들의 모험과 정신적인 성장
신을 시험에 들게 하다
대학 생활의 시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공허함
내게 필요한 것은 살아 있는 스승이다
출가 그리고 만행
숭산스님을 만나다
젠 센터로 짐을 싸들고
진로에 대한 고민과 방황
숭산 스님의 특별한 방식
평생의 도반
한국과의 인연에 대한 예감
스님이 되어야겠다
출가한 사람, 무량
90일간의 세계 일주
스승을 죽여야지!
한국 생활을 시작하다
귀신에 대한 이해
'오직 모를 뿐'이라는 마음
수행의 여러 가지 길
원공 스님과의 만행
도천 스님의 노동하는 마음
경기도, 강원도, 산 따라 물 따라
서쪽으로 남쪽으로 발로 익힌 풍수지리
방향을 찾으려고 하는 게 문제다
한국을 떠나 다시 미국으로
버클리 젠 센터에서 대중들과 함께
달마 젠 센터에서 시작한 집 짓기
미국 서부의 명당에 한국식 절을 지으리라
아버지와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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