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과잉과 운동부족과 스트레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현대인의 생활속성상 각종 성인병, 그 중에서도 당뇨병의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라고 한다. 대개 유전되는 경향이 높으며, 나이 40세 이상이고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잘 나타나는 당뇨병은 말 그대로 소변을 통해 몸안에서 이용되어야 할 아까운 포도당이 흘러 나가는 병을 말한다. 원인 없이 체중이 갑자기 준다든지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 또는 피부의 상처가 잘 낫지 않는 경우, 특히 여성의 경우 음부에 심한 가려움증이 나타나면 당뇨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목이 몹시 마르거나 식욕이 왕성해지고 갈증을 심하게 느끼는 동시에 아주 많은 양의 소변을 보는 등의 증상에서부터 장기적으로 시력을 상실한다던가 콩팥의 기능이 망가져 노폐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손발에 감각이 없어지고 심하면 헐거나 썩기도 하며, 보다 심하게는 중풍이나 심장마비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률이 높은 질병이므로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와 같은 당뇨병을 관리하는 목적은 혈액 중에 포도당의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고, 더 나아가서는 장기적인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실행방법으로 철저한 식사요법, 규칙적인 운동, 실질적인 교육, 적절한 약물요법 및 올바른 자가검사를 강조하고 있다.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
당뇨병만큼 비방이나 특수처방은 물론 잘못된 상식이 많은 병도 드물 것이다. 당분은 절대 안된다, 단식을 하면 어떨까, 쌀밥은 안 좋으니 빵을 먹자, 설탕은 안되지만 꿀은 치료효과가 있다, 막걸리나 맥주 대신 소주나 위스키 같은 독주는 괜찮다, 두부나 비지를 구해서 먹어라 등등. 당뇨병의 식사요법의 요체는 한마디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총칼로리와 당분의 섭취를 적절하게 제한하는 것이지, 어떤 음식은 안되고, 어떤 음식은 마음껏 먹어도 좋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혈액 중에 지나치게 많은 당분이 문제지만, 실은 우리 몸의 활동에너지를 제공하는 당분을 먹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따라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비타민과 무기질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각 개인의 활동량이나 건강상태에 맞게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시작이자 끝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당뇨 환자들은 이런 점을 고려하여 설정된 식품교환표를 이용하면 손쉽게 식사요법을 행할 수 있을 것이다.
운동요법
운동은 생각보다 훨씬 칼로리 소비량이 적고, 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칼로리가 몹시 많다는 말이 있다.
가령 예를 들어 기껏 새벽에 일찍 일어나 골프장에 가서 골프를 치고는 간단히 스테이크 하나 먹고 맥주 한잔 들이킨다면, 골프로 소모되는 열량은 400-600칼로리인 반면 입가심과 가벼운 식사로 얻는 열량은 적어도 1000칼로리가 넘는다고 한다. 그야말로 살찌기 위해서 새벽부터 난리를 친 결과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연히 운동은 식사요법과 병행해서 체중감량의 가시적 성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조화롭게 실시할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것이다.
당뇨병의 운동요법의 기준은 부분적인 운동보다는 전신적인 운동, 힘을 요구하는 운동(역도) 보다는 지구력을 필요로 하는 운동(수영, 조깅, 등산)을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운동을 하는데 있어서는 공복에 운동하는 것을 피하고 식사 30분-1시간 후에, 매일 동일한 시간에 한 번에 30-45분 정도로 1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등에 땀이 촉촉이 밸 정도로 자신의 최대운동량의 40-60%로 하며, 운동전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소홀히 하지 말고, 또한 충분하게 수분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요법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썼는데도 혈당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인슐린 또는 경구당뇨병약을 꾸준하게 투여해야 한다. 이 경우 각기 약제가 가지는 부작용도 주의해야 하지만, 혈당강하효과가 너무 지나쳐서 오히려 심각한 저혈당에 빠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철저한 혈당검사를 기본으로 한 전문가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인슐린 : 결국 당뇨병이란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작용이 약화됨으로 해서 포도당이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다고 볼 때, 인슐린을 생산하는 공장인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된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유감스럽게도 인슐린은 단백질 성분이어서 경구로 먹으면 소화액에 의해 파괴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주사로만 투여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들은 집에서 스스로 주사를 놓을 수 있는 기본적인 훈련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필요에 따라 예컨대 식사 후에는 혈당치가 빨리 올라가기 때문에 단기간에 신속하게 혈당치를 낮출 수 있는 단시간형 인슐린을 쓰고, 거기에 더하여 하루종일 인슐린 농도를 꾸준하게 유지시켜 주는 장시간형 인슐린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참고로 인슐린을 주사하기 시작하면 마약처럼 끊을 수가 없고 췌장을 더욱 망가뜨린다는 말이 있는데, 한마디로 인슐린을 주사해야 할 정도라면 이미 췌장 기능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상태이므로 실상 더 이상 나쁘고 자시고 할 겨를이 없다. 오히려 인슐린을 주사하게 되면 몸 전체의 대사상태가 개선되고, 그에 따라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기능이 다소나마 개선이 될 수도 있다.
경구당뇨병약 : 체내에서 인슐린이 일부 생산되고는 있으나 식사요법과 같은 방법만으로 혈당치가 완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 즉 체내 요구량에 비해 공급량이 모자라는 경우에 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약(설포닐유레아제) : 인슐린 생산공장인 췌장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고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경우에 췌장을 자극하여 인슐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가장 대표적인 경구용 혈당강하제이다.
·포도당의 이용을 증가시키는 약(비구아나이드제) :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작용은 없으나 말초세포에서 포도당의 이용을 증가시켜 결과적으로 혈당강하작용을 나타낸다. 입맛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이 있어 오히려 과식을 하는 살이 많이 찐 당뇨 환자에게 쓰면 좋은 효과를 본다.
·포도당의 흡수를 저해하는 약(아카보스) : 장내에서 당분을 분해하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여 당질의 흡수를 저해함으로써 식후에 혈당치가 올라가는 것을 억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