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하고 우울할때의 관찰

명상/위빠사나 2012. 3. 3. 08:18


1. 오늘의 담마

집중과 지혜 (Nagasena) 


밀린다 (Milinda) 왕이 질문했다.
"집중의 특성은 무엇이고, 지혜의 특성은 무엇입니까?"

나가세나 (Nagasena) 존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대왕이시여, 모으는 것이 집중의 특성이고
잘라버리는 것이 지혜의 특성입니다."

"비유를 들어서 설명해 주십시오."
"보리를 베는 것을 아시지요?”
"네 압니다. 존자여."

"어떻게 보리를 벱니까?"
"왼손으로 보리를 움켜쥐고, 낫을 든 오른손으로 벱니다."

"그와 같습니다. 대왕이시여,
수행에 몰두한 사람은
집중을 통하여 마음을 모으고, 지혜로써 번뇌를 제거합니다.
그와 같이 집중은 모으는 특성이 있고, 지혜는 자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출처 : 보리수선원


2. 수행문답


묻고 답하기 - 분명한 앎을 하십시오.

< 질문 >


평상시에 생활하거나 좌선을 할 때 갑자기 답답한 느낌이 들거나 하면 알아차림으로 마음을 보고, 다시 호흡을 알아차리는 등 알아차림을 지속하면 자연히 다시 호흡으로 돌아옵니다. 이러면 알아차린 청정한 마음으로 계속 수행을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적으로 기분이 우울하거나 불안한 날이 있습니다. 평소에 그닥 신경 쓰지 않고 있었던 일이 갑자기 신경이 쓰이거나, 좌선 시작 전부터 우울하고, 좌선 중에도, 끝나고도 우울합니다. 이 우울한 마음을 좌선 시작 전에 보고 호흡을 봐도 호흡에 집중을 하고 있는 중에도 계속 가슴이 답답합니다.


알아차려도 답답하고 계속 알아차려도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땐 또 이 답답함을 싫어하는 성내는 마음과 좌선으로 이 답답함을 없애보려는 탐욕을 또 봅니다만, 이렇게 알아차림을 나름대로 지속하는데, 우울과 불안이라는 납덩이를 가슴에 달고 계속 알아차림을 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마음이 이 답답함을 불러일으킨 지도 압니다. 그 마음을 다시보고 호흡으로 돌아와도, 가슴의 무거운 느낌을 계속 지켜봐도, 이 느낌이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지켜봐도 계속 무겁네요.


이럴 때는 마음이 한 찰나에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기본바탕에 우울이나 불안이 토대를 잡고 있고 그 위에서 마음이 생멸하는 느낌이 들곤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이럴 때 계속 무거운 마음과 거기에 반응하는 마음을 알아차려야 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알아차리려는 마음을 계속내도, 계속 가슴이 무겁기만 하니 지치기도 합니다. 이것 또한 알아차리는 힘이 부족해서 그런 것인가요? 잘못 하고 있진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우에도 그냥 단순히 바라는 것 없이 계속 알아차리기만 하는 것이 답인지, 아니면 조금이라도 수행하기에 적합한 마음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임시방편이라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우울하거나 불안할 땐 계속 알아차림을 이어나가기가 힘이 들어서요.


언제나 친절하게 답변해 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 답변 >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본질적인 문제에서는 아직 이해가 부족합니다.


수행은 대상이 있어서 알아차리는 것이지 대상을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마음먹은 대로 되면 누구나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기 의도와 상관없이 조건이 문제를 해결해 줍니다. 조건을 성숙시키는 것이 법의 치유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나타난 대상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그냥 대상이 있어서 알아차리는 수행입니다. 이것이 최선의 조건을 성숙시키는 방법입니다.


“어떤 마음이 답답함을 불러일으킨 지도 압니다.”라고 했는데 그 어떤 마음을 공개할 수 없다면 전문가와 상담하십시오. 그 마음이 잠재의식에 자리 잡고 있으면 수행으로 개선되기 어렵습니다. 오래 동안 축적되어온 문제가 알아차린다고 해서 한 번에 해결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물론 그렇게 될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그만한 지혜가 나야 합니다. 아직 그런 지혜가 없다면 끊임없이 알아차리는 방법 외에 달리 길이 없습니다. 이것이 그나마도 가장 빠르고 분명한 길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계속 생각하면 우울해 집니다. 이 우울증이 공황장애를 일으켜 더 나쁜 쪽으로 몰아갑니다. 이것은 순전히 자신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어려움이 있을 때는 사마타 수행으로 고요함을 얻는 방법이 있고, 위빠사나 수행의 알아차림으로 지혜를 얻어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먼저 알아차림을 하고 다시 알아차림을 지속해야 합니다. 그래도 안 될 때는 분명한 앎을 해서 대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알아차림 하나만으로 안 되기 때문에 분명한 앎을 해서 대상을 수용해야 합니다. 그러면 원인과 결과를 아는 지혜가 생겨 다소는 안정이 될 것입니다.

 
분명한 앎에 대해서는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여러 번 소개되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꼭 필요하다면 서울에 오셔서 상담해도 좋습니다.

 


묘원 올림

출처 : 한국명상원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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