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오늘의 법문 녹취

녹취록/기타 2012. 7. 16. 21:41


  산사에서 지내다보면 없는것들이 참 많습니다. 세간에서 지내면서는 살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물건들이 산사에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지내다보면 의외로 없는 생활이 좋아집니다. 세간과 이어주는 이런 물건들이 없으니 무엇보다 마음을 번거롭게 하는 일들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물론 세상살이에 완전히 신경을 끊고 살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사찰내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들은 생각하지도 못했던 많은 소식을 전해줍니다. 계곡에 흘러내리는 물소리와 그늘진 곳에 돋아난 새싹들은 봄이 왔음을 알려줍니다. 여름으로는 매미들이 어떤 선사로부터도 듣기 어려웠던 담백한 법문을 들려줍니다. 화려하게 물든 단풍은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겨울을 맞이하라고 일러주며 무릎까지 쌓인 눈들은 휴식과 함께 새봄을 준비하라고 알려줍니다. 산사를 찾아온 불자들은 가진 것 없이 지내기가 불편하고 힘들겠다고 위로하지만 오히려 그분들을 위로하고는 합니다. 가진것이 너무많아 더 가난한 마음으로 지내는 이들을 보면 스스로 선택한 비난한 생활이 더없이 풍요롭게만 느껴집니다. 세간의 살림살이로는 이렇게 없는 생활이 불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가끔 날을정해 모든 것이 부족한 생활을 하는 것도 더없이 좋은 마음공부가 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텔레비전을 끄고 하루종일 지낸다든지 휴대전화의 배터리를 빼놓고 하루를 보내다보면 내가 얼마나 많은 것들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비워내고 또 비워내라는 선지식들의 가르침을 이제야 알아듣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한 산사의 생활이 스스로의 내면을 관조하는 것에 얼마나 큰 수행이 되는지 한번쯤 생각해볼 일입니다. 오늘도 부처님 가르침 속에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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